잔달크 회사생활/Me, being me

직장생활에서 솔직한 성격이 좋은 것일까?

by Mei:Ree 2021.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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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서 솔직한 성격이 좋은 것일까?

자기 계발서나 베스트셀러에 흔히 올라오는 글을 보면 회사에서 소통하는 법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법,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법 등

회사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성격/성향 같은 것을 다루는 책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책들에서 보이지 않는 성격이 바로 "솔직함"이다.

왤까... 왜 솔직하면 좋지 않을까?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라는 건 아닐 텐데...

 

그런 책들을 자주 읽었었다. 

그 이유는 전에 다녔던 직장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서도 아니고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되어서도 아니다.

다만, 어딘가 평범하지 않은 성격인 건 확실해서 어떻게 하면 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시작한 것이 자기 계발서를 잡히는 데로 읽었다.

 

내 지인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나는 이직을 정말 여러 번 했다.

경력도 나이에 비해 길지 않아서, 한 회사에 약 1-3년 정도 다닌 것이 전부고..

워낙 이직을 자주 하다 보니 부모님께도 지인에게도 다양하게 한소리 들었으나, 

다시 같은 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그만두고 그렇게 여러 직장을 다니는 것을 선택할 것 같다.

 

활발하고 낯을 가리지 않고, 모두와 어울리기 쉬운 털털함 때문에 다녔던 모든 직장 사람들과도 

아직도 연락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나는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결혼식에 정말 무슨 제약협회 세미나를 하는 마냥 정말 다양한 제약회사에서 오신 분들이 있어서

웃기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러 회사를 경험해본 건 정말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도 많고 좋아하는 동료 존경하는 동료도 정말 너무 많지만, 

사실 내 성격은 호불호가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각 직장별로 나를 벌레 보듯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많진 않았지만 ㅎ 한두 명씩 나를 미친 듯이 정말 미친 듯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날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유는 바로 지나치게 솔직하다는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을... 굳이 티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티 내서 윗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몇 가지 있었던 에피소드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는 첫 직장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우리 팀에 나만 신입으로 입사를 했는데, 연말에 본인 상사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이 있었고

나는 정말 진실되게 내 상사분을 평가했다.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점이 배우고 싶고

어떤 점이 배우고 싶지 않은지.

 

근데 평가 결과가 나온 그 당일 팀 회의 때 나는 모두에게 질타를 받아야 했다.

이유는 내가 입사하기 전 내 상사분은 언제나 매년 98-99점을 받아왔던 것이다.

나만 새로 입사한 바로 그 해 상사분이 처음으로 88점을 받았다고 팀 회의 때 웃으면서 무안한 내색을 하셨고

누가 봐도... 그 해 새로 입사한 내 덕분에 88점을 받은 티가 너무 났던 것이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는 지나치게 눈치 없이 솔직했다

"가짜로 점수를 주려면 평가를 왜 하는 거죠?"

라고 팀 회의 때 모두의 앞에서 얘기를 했고.. 그 후 나의 회사 생활은 너무 어려워졌다.

 

두 번째로 있었던 일은 바로 그다음 회사로 이직했을 때였다.

이직 후 처음으로 상사분의 상사분의 상사분인 부서 전체 총괄하시는 전무님과 우리 팀이 회식을 하기로 했고

전무님이 회를 좋아하신다며 횟집으로 회식을 정하고 있었다.

 

근데 내가 알기로 우리 팀은 나랑 팀장님을 뺀 나머지 9명이 모두 회를 안 먹는 팀이었다.

전무님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횟집으로 회식을 간다는 것이 좀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전무님께 직접 가서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드렸고 전무님은 기분 나빠하시는 것도 없이

고기 먹으러 가자~라고 하셔서 회식을 결국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장소, 심지어 더 저렴한 회식 장소로 바뀌었는데

그때도 같은 팀 팀장님과 부장님께 혼났다.

전무님이 좋아하시는 데 회식 장소를 바꿨다고 말이다.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차차 나중에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내 성격이 왜 지나치게 이렇게 솔직하고 혼자 나서서 튀는 성격이 된 걸까..

가끔 고민하곤 한다. 한편으로는 순종적이고 그냥 무던 무던 한 성격이면 좋을 텐데

왜 이리 까탈스러울까.. 나 자신이 피곤해지기도 하니 말이다.

오지랖인 걸까.. 왜 이런 성격일까..

 

대부분 사람들이 나의 이런 지나치게 솔직한 성격, 윗사람에게 아양이라는 걸 부릴 줄 모르는 이런 성격이 

개인주의가 심한 외국에서 보낸 긴 유학생활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글로벌 회사를 오래 다니시던 아버지는 언니와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언제나 열심히 듣고 같이 고민하고 충고해주셨다.

 

회사에 내가 요구할 수 있는 것 회사가 나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등등

20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통해 배운 경험들을 바탕으로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직장생활을 정정 말 다양하게 듣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또 언제나 말씀해주셨던 것이 직장에서 만나는 상사들도 밖에 나가면 

다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들이기 때문에 비굴하게 굴거나 

그들이 상사라는 이유 하나로 불합리적인 것을 요구할 경우

모든 것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도 그랬다.

부모님께서 만약 선생님이나 어른 누군가 불합리적인, 도덕적이지 않은 어떤 것에 대해 요구할 경우

맞서 싸울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옳다고 믿는 것에 당당하게 요구하고 만약 내가 틀렸다면 그것에 대해 또 수렴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 중 나의 이런 성격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던 곳도 있었지만,

난 그래도 내가 언제나 솔직하고 나만의 work ethic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회사를 다녀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과연 이게 한국이라는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회사에서 좋은 성격일까?

과연 내가 승진하기 쉬운 성격일까?

 

물론 내 성격 때문에 나를 처음에는 어려워하는 상사 분도 계셨지만 

결국 앞뒤, 겉과 속이 같은 나를 좋아해 주셨다.

(적어도 직장을 그만두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을 모두 하고 있기 때문에, 날 좋아해 주신다고 믿고 있다 ㅋ)

 

그리고 맡은 업무 역시 속이는 것 없이 결과를 부풀리거나 나가 하지 않은 일로 내 일로 만들거나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고 언제나 내 자신에게 정직하게 일해왔다고 자신한다.

그래서 어쩌면 (그들에게는) 너무 터무니없는 솔직한 성격인 나도 좋아해 주시고 승진도 빨리 시켜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내가 겪은 경험만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다른 필드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의견인지 너무 궁금하다.

과연 솔직한 성격은 직장생활을 하는데 과연 좋은 성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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