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다
연애 때 20킬로 넘게 쪘음에도 불구하고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아이들을 키우느라 둘 다 언제나 피로에 절어있는 모습이어도 남편이 너무 좋다.
이런 얘기를 하면 다들 나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아직 마냥 좋은 것 보면 신혼인가보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우리 서로 아직 정말 잘 모르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아직도 여전히 차차 서로 알아가는 중이라 아직 신비주의가 사라지지 않아 신혼이라고 부르고 싶다.
다른 글에서 남긴 적이 있지만 우리는 친구로 만나 연애를 하다 결혼했다.
코로나 시기에 결혼한 만큼 결혼식 연기도 많이 하고 결혼 준비를 생각보다 너무 긴 시간 동안 준비하면서 일상적인 대화라기 보단 결혼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걸까? 이제 막 세 살이 된 아들 쌍둥이를 같이 키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그도 나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깜짝 놀랐다.
남편이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싫어하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것들 남편이 좋아하는 음악, 남편이 좋아하는 영화, 그런 소소한 것들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갖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갑자기 어느 하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문뜩 우리가 제대로 된 연애를 하긴 한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남편에게 얘기하며 "남편,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색은 어떤 색이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거고 이런 거 다 알아?"라고 했더니 눈썹을 찡그리며 갑자기 그런 것은 왜 묻냐는 투로 "청록색 같은 푸른 계열의 색 그리고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 좋아하지 않아?"라고 대답한다. 무서운 사람이다. 그리고 미안했다 나는 모르는데 나에 대해 알고 있는 남편
내가 당황하는 표정을 읽었는지, 마구 웃으며 "나는 좋아하는 색은 특별히 없고, 모든 영화를 다 좋아하기 때문에 당신이 모르는 거야 내가 얘기해 준 적도 없고"
한 번은 남편과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친정집에 머무를 때 사촌동생들이 집에 놀러 왔다.
사촌동생 녀석이 대학 댄스 동아리에서 대학 축제 때 행사한 것을 보여줬는데, 우리 부모님께서 "우리 딸들도 어렸을 때 춤추고 대회도 나가고 그랬는데 추억 돋는다" 하고 내가 그에게 한 번도 얘기하지 않은 이야기를 뱉어버린 것이다.
워낙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주목받는 것은 불편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탓일까? 남편은 꽤 놀란 것 같았다. "당신이 댄스팀에 있었다고? 대회도 나갔다고?" 그 이야기가 꽤 충격적이었는지 지금도 가끔 물어보곤 한다. 아이돌 춤 보면 다 따라 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지. 절대 보여줄 수 없지 절대!
아직은 그에게는 신비로운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 방귀도.. 한 결혼 20년 차쯤 트면 안 될까?
방귀 안 텄으면 신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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