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혼인 서약서
국제 결혼식이라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남편이랑 많은 고민을 했다. 원래 주례로 예전 직장 상사분께 요청드리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국제결혼식인 만큼 영어와 한국어 두 언어로 이루어져야 해서 주례를 포함하여 진행하면 예식 시간이 너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서로 혼인 서약서를 준비하여 읽는 것으로 결정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서로 다짐 같은 내용을 혼인 서약서로 작성해서 읽어줘야 하는 것이었는데 너무 오글거려도 안되고 너무 장난스러워도 안된다는 생각에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하면서 작성했다. 서로의 서약서 내용은 결혼식 전까지 보여주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언니가 둘 다 보고 번역도 도와줬다. 집안 어르신들도 다들 계신 결혼식이기에 너무 자세히 쓰기도 정말 민망스러워서 간단히 적으려고 노력했는데, 다들 서약서 내용을 들으시고 영화 같았다고 너무 멋있었다고 해주셔서 결혼식에서 진행한 일 중 가장 뿌듯했다.
케이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결혼을 하게 될 날이 올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는 말로 서약서를 시작했다. (나는 처음보자마자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진 느낌이었다.) 케이가 느끼지도 못한 사이 나는 케이에게 유일한 사랑이자, 그의 전부가 되었다고 했다. 정말 너무 감동적이었다. 결혼 후에도 매일 같이 안아주고 나의 손을 잡아주고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서로 부족한 점이 있어도 같이 보완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 지지하자고 그가 말했다. 정말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사랑을 액션으로 표현하는 그에게 딱 맞는 표현의 애정이 듬뿍 담긴 서약서였다. 원래는 자세히 그가 어떤 내용을 서약서에 담았는지 공유하고 싶었지만 우리 둘만, 결혼식에 참석한 우리들의 가까운 지인들에게만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라고 하여 간략하게만 남겨본다. 워낙 무뚝뚝한 남편이라 애정표현을 잘하지 않아서 인지 서약서를 결혼식에서 읽어줄 때 정말 너무 떨리고 큰 감동이었다.
나는 케이에게 우리가 만난 후 어떤 감정으로 그를 바라봐 왔는지, 그가 얼마나 나를 긍정적으로 발전 시키고 도와줬는지에 대해 공유했고, 결혼해서도 그를 존중하고 사랑하겠다는 내용으로 썼고 마지막은 백번의 삶을 살게 되어 나에게 백번의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나는 케이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했을 때 약간 케이가 울려고 했다, 감동 받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뿌듯했다)
만약 누군가 국제결혼을 진행한다고 하면 서로 혼인서약서를 읽어주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어른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서로 미래에 대한 서로에게 약속을 공유하는 것이 너무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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