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ily life in Rep. Korea/Mini-me & Mini-U

언제까지 일 할 수 있는 걸까

by Mei:Ree 2021.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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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일 할 수 있는 걸까

아기 신발
만삭 사진 아기 신발

임신 후 결혼식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 직장에서 맡은 프로젝트도 급하게 진행되는 일들이 많아 임산부 특혜로 재택근무 중이었지만, 오히려 더 긴 야근을 하는 일들이 많았다. 담당 교수님께서 아무리 임신이 체질인듯하다며 경부 길이도 아기 하나인 임산부보다 너무 좋고, 건강검진한 것도 너무 좋고 다 너무 완벽하다고 칭찬을 해주시기도 했고, 실제로 다른 임산부들이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변비도 겪어보지 않았고, 다리가 저린 것도 제일 마지막 막달이 되고서야 느끼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괜찮다고 해도 그렇지 너무 일을 열심히 맡아서 달렸다.

임산부 단축근무는 생각보다 터무니 없이 너무 짧았고 오히려 단축근무 기간 후 정말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아무리 건강한 임산부라고 해도 오래 앉아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오전 8시부터 해서 밤 11시까지 근무를 해야 할 때가 많았고, 해외에서 급하게 연락 오는 것에 대해 밤늦게 답변을 해야 하는 일들이 잦았다. 시기 적으로 정말 어려웠던 것이 같이 근무하던 팀원 중 두 명이 퇴사한다고 하여, 나까지 육아휴직을 들어가면 팀에 정말 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더 일을 열심히 맡아서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한 가지 정말 서운했던 건 아무리 내가 괜찮다고 했어도, 밤늦게까지 일하면 안타까워하고 속상해하고 걱정할 줄 알았는데, 우리 남편은 오히려 임산부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정말 많은 일을 맡아서 하는 것에 대해 너무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고 멋있어하는 듯했다. 물론 칭찬을 받는 것이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임산부이고 싶었는데 뭔가 튼튼이 임산부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물론 일이 끝나고 나면 다리 마사지도 해주고 중간 중간 저녁도 해주고 따뜻한 차도 끓여주고 비타민C 섭취가 중요하다고 오렌지도 매일 까서 입에 넣어주고 옆에서 일할 때 도와주고 했지만 나도 참 어리광을 피우고 싶었던 모양이다.

 

한 19정도 되었을 때 출산 휴가, 육아 휴직을 언제 들어가는지 팀장님과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가 너무 건강해 보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규정이 그런 건지, 예정일과 정말 가까운 날까지 일해줄 것을 요구하셨고, 그 당시 몸 상태로는 전혀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서,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아마도 쌍둥이가 막달이 다가올 때 아주 빠른 속도로 자란다는 것을 몰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태아 산모가 출산휴가를 내는 시기를 생각해서 출산휴가 일정을 잡았는데, 잘못한 것이다. 쌍둥이는 보통 36-38주에 태어나는데, 제왕절개로 진행한다고 해도, 해당 시기를 고려해서 출산휴가를 잡았어야 했고 팀장님과 의논했어야 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다.

 

단태아 산모만큼 배가 나오는 시기가 약 26-28주인데, 내가 생각했을 때 쌍둥이 산모는 그 쯤 출산휴가를 내고 쉬는 것이 옳은 것 같다.

난 잘 몰라서 33주가 될 때까지 허리 사이즈가 41인치가 될때까지 몸무게가 +21kg가 될 때까지 근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것 같다. 절대 임신 기간 동안 괜찮다고 해서 모든 업무를 떠안지 말자. 다른 건강한 산모들에게 꼭 얘기하고 싶다.

마지막 출산 휴가 바로 직전에 다양한 이슈로 고생했었는데 그건 다음에 공유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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