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ily life in Rep. Korea/Mini-me & Mini-U

Babe, look! 이게 뭐지? 진짜 임신인가?

by Mei:Ree 2021.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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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e, look! 이게 뭐지? 진짜 임신인가?

나의 세포 반쪽 쌍둥이 언니 결혼식을 마치고 피곤했나, 몸이 너무 찌뿌듯하다.

주말인데 쉰 것 같지도 않고 다음날 출근이라니 그냥 마음이 구름에 붕붕 뜬 듯 이상하다. 

 - 임신한 것을 확인한 날, 내 일기장에 적힌 글이다.

 

아직도 무슨 기분에 어떤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무 생각이 없었으니, 아침에도 아니고, K가 정성스럽게 차려놓은 저녁상을 두고 

즉흥적으로 화장실에서 임신 테스트기를 해본 것이겠지?

 

주변에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인이 너무 많았기에 임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

배란 테스터기부터 도움이 되는 모든 영양제 등, 임신 준비에 정말 모든 열정을 다했다.

 

period cycle이 워낙 정확하게 30일로 딱딱 떨어지는 사람이기에, 언니 결혼식 전날 시작했어야 하는 그날이 오지 않자

아무 생각 없이 집에 있는 임신 테스트기를 도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임신이 아닌 것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장난으로 해본 것 같다.

 

예전에 회사 선배 언니들이 점심시간에 주고받던 19금 대화 중 매우 임신인 경우 "control" line 보다 "test" line이 먼저 진하게 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손에 들려있는 테스트기가 바로 그랬다. control라인이 뜨기도 전에, test line이 강하게 띠용! 뜨는 것이다.

 

'어.... 어랏...?'

 

깜짝 놀란 것도 잠시 저녁상을 다 차려놓고 화장실에 내가 나오길 기다리던 K가 내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자 화장실 문을 두들겼다.

 

문의 벌컥 열며, 떨리는 손으로 테스터기를 불쑥 그의 얼굴 앞으로 내밀었다

"Babe, Look!!!!"

K의 표정은 뭐랄까... 여러 복합적인 감정의 표정이었다.

왜 이걸 지금 했지? 내가 지금 뭘 본거지?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의 감정들의 표정인 듯했다.

 

내가 너무 놀란 것처럼 보였던 걸까, 그는 내 어깨를 감싸고는 식탁으로 데려가 맛있게 차려진 저녁상 앞에 나를 앉혀주었다.

그리곤 밥 먹고 집 앞에 편의점으로 가서 다른 테스터기로 여러 개 사서 다시 도전해보기로 하고 우선 진정하고 밥을 먹기로 했다.

 

하지만 그때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무슨 마음이었는지 서둘러 밥을 먹은듯하다.

편의점을 가기 위해 잠옷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을 때 조차도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런 나와는 다르게 K는 평소와 같이 차분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편의점으로 갔다.

편의점에 두 개의 다른 회사의 임신 테스트기가 있었는 데 둘 다 구매를 하고는 떨리는 마음을 갖고 집으로 갔다.

너무 떨려서 잡고 있는 K의 손을 놓지 못했던 거 같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별로 화장실이 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굳이 최선을 다해(?) 서둘러 종이컵에 소변을 받고는 두 개의 테스트기를 모두 확인하였다. 그리고 약 2분(임신테스트기에서 보통 기다리라고 하는 시간)이 되기도 전에 두 테스트기 모두 test line이 먼저 또렷하게 뜨는 것을 보고는 K가 말했다.

"oh, we are so pregnant, super pregnant"

그제야 실감이 나는지 너무 활짝 웃는 그 덕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면서 너무 기뻤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K에게 왜 그 때 저녁 먹기 전 처음 테스트기 보여줬을 때 아무 반응하지 않았냐고 물어보았는데, 

혹시 거짓 양성(false positive)인데 자신이 너무 좋아하면 내가 나중에 실망하고 괴로워할까 봐 아무 반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스위트 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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